“청소년기 게임 중독은 학창 시절을 망가뜨리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으로 이어지는 관문 역할을 하니 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공중 보건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제 행위중독학회에서 조직위원장으로서 게임 중독 전문가 논의를 이끈 이해국(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중독정신의학회장은 “게임 중독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의 전문가와 수십 차례 논의한 끝에 게임이용장애라는 이름으로 국제질병표준진단체계에 공식적으로 포함시켰다”며 “이는 게임 중독이 행위 중독 질병으로 진단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WHO가 ‘게임이용장애’로 정의하고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며 삶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이 교수는 “장시간 앉아서 게임을 하다가 피가 순환하지 못해서 폐혈전증으로 사망하는 사례에서 보듯이 게임 중독은 단순히 정신 문제를 떠나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게임 사용 시간을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수많은 가정의 자녀와 부모가 갈등을 겪는다”며 “심하게 게임 중독에 빠진 사람에 대해 예방과 치료 등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산업 단체들은 WHO의 ‘게임 질병 코드’에 반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이 게임을 건강하게 사용한다고 해도 소수에서 중독 증상을 보인다면 누군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치료에 나서게 해야 한다며 “중독 예방 및 치료 서비스가 마련된다면 게임을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 게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