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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및 마약류] 마약 중독은 ‘병’이다

작성일 : 2023-10-30 00:00:00 조회 : 461
  • 일시 2023.10.26
  • 대상 경남도민
  • 내용
    마약은 비단 연예인이나 재벌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강남 학원가에서 음료수 시음 행사를 가장해 10대 청소년들에게 ‘마약 음료’를 배포하는 사건이 있었고, 지난주 감사원에 따르면 연간 50회 이상 마약류를 ‘셀프 처방’한 의료인은 44명에 달했다. 클럽 등에서 마약이 성범죄에 쓰였다는 뉴스도 종종 나온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마약 청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한국에서도 이제는 텔레그램 등 메신저나 SNS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클럽이나 심지어 학원가에서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마약을 복용당할 수도 있는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일반인들은 마약 중독을 흔히 의지가 부족한, 또는 좀 더 자극적인 쾌락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저지르는 개인적인 범죄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마약을 몰아내려면 마약 중독자를 범죄자 이전에 ‘환자’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술, 담배와 달리 마약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이유는 마약은 단 1회 투약하는 것만으로 뇌를 바꾸기 때문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뇌에는 신경회로가 있다. 우리가 기억이나 사고, 학습 등 뇌활동을 할 때에는 뇌세포들이 전기신호를 주고 받는데 이때 전기신호가 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나무뿌리처럼 뻗어있는 신경망을 흐르는 회로가 만들어진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이 신경회로가 점점 강력해지면서 습관으로 굳어진다.

    이중 ‘보상회로’는 사랑에 빠졌을 때, 상을 받거나 칭찬을 들을 때, 재미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등 기쁘고 즐겁고 흥분됐을 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활성화하는 경로다. 그런데 마약을 하면 이 보상회로가 평소 기쁨을 느낄 때의 수~수십배 이상 활성화하면서 특이적으로 발달하게 된다.

    활성됐던 신경회로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면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우울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마약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은 이미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보상회로 때문에 웬만한 즐거운 일에는 쾌락이나 흥분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결국 이 회로를 만족시켜줄 만큼의 자극을 찾아 또 약에 손을 댄다.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중독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약 중독 자체를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마약 중독을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개인적인 일탈, 범죄로만 생각하는 탓에 오히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라도 마약을 ‘사회적인 문제’, 마약 중독자를 ‘환자’로 인식하고 치료제 연구 개발을 늘려야 한다. 또한 사회적으로 마약에 손을 대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한 교육과 예방을 10대 청소년부터 철저히 시키고, 의료인들이 약물 관리를 하는 데 오남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정아 기자 zzunga@chosunbiz.com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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