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와 알코올 중독자, 즉 알코올 사용장애인의 차이는 한 끗이다. 알코올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자는 자신이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은 술을 너무 사랑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애주가라는 자부심이 있다면, 혹시 알코올 중독은 아닐까 의심해보자. 기승전'술', 음주량 조절 못 할 땐 의심해야알코올 중독자는 사고방식이 일반인과 다르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술과 함께하는 걸 당연하다고 여긴다. 술이 있어야 진정한 축하와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땐 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여유가 있을 때 또는 휴식 시간에 술이 빠질 수 없다고도 생각한다. 알코올 중독자에게 여유가 생기면 술자리를 만드는 일은 당연하다. 남들도 '다른 사람도 이 정도는 다 마신다'고도 생각한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행동으로 드러난다. 알코올 중독자는 술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아무리 덥고 추워도, 아주 늦은 시간이라도 당장 술을 마시고 싶으면 술을 사러 나선다. 몇 시간 동안 헤매서라도 마시고 싶은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기 위한 수고는 얼마든지 감수한다. 생활의 중심에 술이 있는 셈이다. 음주 상황과 음주량을 조절하지 못하는 특징도 보인다. 알코올 중독자는 당장 내일 중요한 계약이나 시험이 있는데도 참지 못하고 술을 마신다. 한 병만 마시려고 했는데 두 병을 마시는 등 원래 계획보다 음주 횟수와 양이 자주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들은 음주 후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도 자주 발생한다. 블랙아웃은 대표적인 알코올 사용장애 전조증상이다. 보통은 술을 마시다 피로함, 졸음 등을 느끼면 술을 그만 마셔야겠다 생각하고 음주를 멈춘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자들은 몸보다 정신이 먼저 취해 조절력을 급격히 잃어 과음하고, 기억도 잃는다.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인지 간단하게 알아보고 싶다면, 'CAGE' 테스트를 해보자. CAGE는 ▲술을 끊거나 줄이려는 시도를 해봤다(Cut) ▲주변에서 술과 관련한 잔소리를 해 짜증을 낸 적이 있다(Annoyed) ▲음주 후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다(Guilty drinking) ▲해장술을 마신 적이 있다(Eye-Opener) 등 총 4가지의 질문 중 한 가지만 해당 되도 알코올 중독이 진행 중이라고 의심해야 한다. 자가진단 등에서 알코올 중독이 의심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알코올 중독 조기 개입 치료 프로그램이나 지역 보건소, 중독 관리 통합지원센터 등을 통해 선별검사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본인은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했더라도 가족, 친구 등 주변에서 치료를 권한다면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고민해야 한다. 신은진 기자 sej@chosun.com도움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 *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