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함께하는 회복, 중독없는 경상남도

[약물 및 마약류] 약물 의존하는 10대들… 신경안정제, 진통제 수시로 찾아

작성일 : 2023-09-04 00:00:00 조회 : 599
  • 일시 2023.08.28.
  • 대상 경남도민
  • 내용

    진통제·신경안정제 습관적으로 찾는 10대들

    늘어난 스트레스·우울증이 원인

    복용량 늘거나 더 강한 약 찾을 수 있어

    “약물 의존성 위험 지적하는 교육 필요해”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모(16)양은 평소 처방 받은 신경안정제 3일치를 한꺼번에 먹곤 한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것이 힘들거나 우울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신경안정제를 먹다 보니 내성이 생겨 3일 분량을 먹지 않으면 더 이상 효과를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신경안정제 3알을 한번에 먹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 경찰이 집에 찾아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14)군은 최근 타이레놀을 하루에 8~10개씩 먹고 있다. 4년 전부터 두통이 있을 때마다 찾던 타이레놀이 어느 순간 효과를 보지 못하자 한번에 2알씩 꾸준히 먹게 된 것이다. 그는 “두통이 올 때마다 습관적으로 약을 찾게 되는데, 약효가 없을 땐 2알씩 먹기도 한다”며 “약효가 없다는 게 느껴질 때도 약을 계속 찾게 되는 것이 문제다. 심리 상담을 받을까 고민 중이다”고 했다.


    10대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진통제·신경안정제 등 치료약물에 대한 의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스트레스를 받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치료약물에 의존하다 남용까지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시기에 약물 의존성이 커지면 향후 효과가 더 강한 위험한 약물까지 손을 댈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대 우울증·불안장애 급증... 치료약물 계속 찾는 아이들


    25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10대 우울증 환자는 2018년 4만3029명에서 2021년 5만7587명으로 33.8% 늘었다. 10대 불안장애 환자 수도 같은 기간 2만1489명에서 3만1701명으로 48% 증가했다.


    이처럼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받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진통제·신경안정제 등 치료약물을 찾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타이레놀을 비롯한 진통제류 약물은 약국에서 손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구매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약국에서 구하기 쉬운 약들을 찾는 청소년들이 많아졌고,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기에 항불안제 등으로 불안함이 해소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계속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 김모(37)씨도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찾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며 “보건실에선 약을 받아 가면 다 기록하기 때문에 과용을 막을 수 있지만 가정에선 어떨지 몰라 걱정”이라고 했다.


    치료약물 자주 복용하면 내성 생겨... 간 기능 손상도


    문제는 치료약물을 자주 복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기존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니 더 많은 양을 복용하거나 효과가 강한 새로운 약물을 찾는 등 약물 남용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간 기능에 손상을 입거나 각종 부작용을 느껴 치료를 받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다고 알려진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몸무게 1㎏당 140㎎ 이상 복용하면 독성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는 의존성, 근육 이완작용으로 휘청거림, 어지럼증 등이 발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10대 청소년이 약을 쉽게 복용한다면 어려서부터 약에 대한 의존성을 갖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습관처럼 약효에 익숙해지며 오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감기약을 한꺼번에 먹으면 마약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는 말이 도는 등 약물 중독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현재 청소년 센터에서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도 관련된 사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했다.


    이학준 기자 hakjun@chosunbiz.com

    강정아 기자 jenn1871@chosunbiz.com


    *출처: 조선비즈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