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함께하는 회복, 중독없는 경상남도
주부 김모씨(37)는 ‘에그 박사 유튜브’를 보여 달라고 보채는 아이가 걱정이다. 집안일을 하기 위해 가끔 영상을 보여줬다가 벌어진 사달이다. 김씨는 “저부터 스마트폰을 최대한 안 보려고 한다”며 “어릴 때부터 자제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아동은 4명 중 1명, 청소년은 절반 가까이가 스마트폰 과의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부모들에 의한 적절한 교육 및 규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국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만 3~9세 유·아동 25%, 만 10~19세 청소년 40.1%, 만 20~59세 성인 22.7%, 60대 13.5%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일상에서 스마트폰이 가장 우선시되고, 이용량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해 신체·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상태를 말한다.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 ‘숏폼’이 대세가 되면서 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 숏폼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시청자들은 쾌락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뇌는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중독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실제 온라인 동영상 이용자 중 73.5%가 숏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 23%가 이용 시간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청소년(36.7%), 유·아동(34.7%) 등이 성인(22.0%)에 비해 자제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거나 일정 기간 완전히 끊는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69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5% 실천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76.5%·동의율),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73.5%) 등 긍정적 인식이 높았다. 그러나 완전히 줄이기는 어렵다(83.8%·동의율), 필요성은 체감하지만 실천은 어렵다(76.5%)는 응답이 많았다. 정부 차원에서 상담, 치료 사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디지털 디톡스 활동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TV가 처음 나올 때도 비슷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전혀 보여주지 않기도 하는데 옳은 방법은 아니다. 새로운 미디어가 계속 나오고 있고, 무조건적인 금지는 욕구를 더 자극할 수 있다”며 “부모들이 식사나 청소 등을 할 때 마치 육아도우미로 영상을 보여줘선 절대 안 된다. 어릴 때부터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규칙과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첨부파일
관련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