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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및 마약류] [z시세]"마약중독 벗어나고파"…중학생 A군의 뒤늦은 후회

작성일 : 2023-12-04 00:00:00 조회 : 353
  • 일시 2023.12.01
  • 대상 경남도민
  • 내용

    # A군은 중학교 2학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약을 처음 접했다. 자주 어울리던 비행청소년 친구들이 마약에 손을 댔고 소외되기 싫었던 A군도 이들과 함께한 것. 어린 나이에 마약에 중독된 A군은 마약재활센터를 직접 찾아가 치료를 받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과연 A군은 다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

    박영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A군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씁쓸한 목소리로 "A군이 완치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박 센터장은 "어린 나이에 중독된 친구들은 어른보다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더 어렵다"며 "학교로 돌아갔지만 주변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시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통상 어린 나이에 마약에 중독된 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다시 중독될 확률이 높다. 가정환경, 친구관계 등에 따라 마약에 다시 손댈 수 있기 때문에 10~20대 마약 중독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심각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내 마약사범 2만명 넘어... 10~20대 중독 '심각'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으로 불릴 정도로 마약 범죄 비중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국제연합(UN)은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 이내일 경우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 수가 31.2명을 기록, 견고히 지켜오던 마약 청정국 타이틀을 잃었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 9월까지 검거된 국내 마약사범은 2만231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6% 늘어난 수치다. 특히 10~20대의 마약사범 증가폭이 가파르다. 2018년 143명이었던 10대 마약사범은 2022년 481명으로 3.4배 증가했다. 20대 마약사범도 같은 기간 2118명에서 5804명으로 늘었다.

    마약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높다. 2021년 기준 마약 범죄 재범률은 36%에 달한다. 이는 다른 범죄에 비해 1.5배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재범률을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마약 유통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약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재활시스템 정비 역시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늘어나는 마약중독… 의료·재활시설 턱없이 부족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마약중독자 입소재활시설은 전국에서 단 3곳에 불과하다. 마약중독자 치료보호 지정기관은 2022년 기준 전국에 25곳이 있다. 마약중독자는 늘어나는 추세인데 여전히 의료기관과 재활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마약 중독자가 다시 사회로 온전히 돌아가기 위해선 치료보호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가 지정한 마약전문병원 25곳 가운데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부곡병원이 마약 중독 환자의 97%를 치료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마약전문병원에서 치료받은 마약중독 환자(입·통원 포함)는 총 420명에 불과하다. 마약사범이 2만명이 넘는 점을 감안할 때 치료받는 마약중독자 수는 턱없이 적다. 시설 만이 아니다. 마약중독 재활을 담당할 의료진 수도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에 있는 한 마약중독재활 의료시설 관계자는 "마약중독 치료는 정신과 전문의라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며 "마약중독 치료를 공부한 전문의만 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중독 치료는 완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자가 의료진을 위협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의료진이 기피하는 분야"라며 "현재 국내에서 마약치료 전문의는 전무하다고 보는 게 무방하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의료진 보강이 시급하다. 이 관계자는 "마약중독 전문의 인력을 키우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의료 인력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마약 관련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법무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 따로 움직인다"며 "마약범죄와 재활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해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료시설은 병원뿐만 아니라 마약재활센터에서도 필요하다. 박영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마약재활 치료시설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마약 중독 재활은 훈련소 생활이 필수"라고 밝혔다. 24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다시 사회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는 곳이기 때문.

    박 센터장은 "환자가 마약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며 "사회 일원으로 다시 돌아가야 마약에 다시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약중독 재활시설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이다. 박 센터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마약 범죄와 중독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마약) 중독은 치료와 환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알코올중독처럼 마약중독도 치료해야 하는 환자로 보는 사회와 정부의 인식 변화가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약 재활 시스템, 정부의 대처 방안은?


    정부는 지난 22일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발표안에는 마약 중독자를 위한 치료와 재활 인프라 확대 방안이 포함됐다. 종합대책은 ▲치료병원 확충 ▲알코올 전문병원의 일부를 마약 중독 치료보호기관으로 추가 지정해 국립정신병원 외래진료 개시 ▲마약류 중독치료 건강보험 적용 추진 등이 주내용이다.

    이처럼 정부가 마약중독 재활에 대한 여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마약중독자가 늘어난 것에 비하면 아직 태부족인 상황이다.

    마약중독 재활을 다루는 기관은 법무부, 식약처, 복지부 등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20일 대전 동구에서 청소년 중심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는 미국 마약류 치료기관인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와 마약류 중독 예방과 재활인력 양성 등을 협력하는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충청권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는 한국마약퇴치 운동본부 부설기관으로, 마약류 중독자에게 상담과 재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의료기관과 재활시설 관할을 맡은 복지부도 시설 증대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 기관 모두 치료와 재활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부족한 의료진과 시설 건립에 대한 주민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사법당국은 지금 마약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마약사범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다시 마약 청정국으로 돌아가려면 서둘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마약범죄 차단 방안과 함께 치료·재활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인영 기자


    *출처 : Money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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